
석모도에서 보낸 이번 추석은 참 조용했다. 연휴가 길어서 4일 정도의 넉넉한 시간을 두고 다녀왔다. 오랜만에 별장에 가니 나무 냄새가 그대로였다. 몇 년 동안 장모님이 집을 봐 주셔서 덕분에 큰 손볼 곳은 없었다. 이제는 강화읍으로 이사를 하셔서 혼자 계시진 않지만, 집 곳곳에 장모님 손길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.마당에는 장모님이 심어두신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그대로 자라고 있었다. 감은 이제 막 색이 돌기 시작했고, 대추는 빨갛게 익어 있었다. 텃밭에는 고추랑 상추 줄기가 남아 있어서 비 온 다음날 흙냄새가 진하게 났다. 장모님이 여기서 매일 밭을 돌보시던 모습이 떠올랐다.이번엔 오랜만에 온 김에 집 안 정리도 좀 했다. 창문 닦고, 오래된 이불도 햇볕에 널고, 마당도 쓸었다. 청소를 마치고 나니 공기가 ..